경상북도/고령

점필재종택(佔畢齋宗宅)

노촌魯村 2025. 5. 5. 06:24

사랑채

점필재종택(佔畢齋宗宅.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 경북 고령군 쌍림면 개실1길 26 (합가리))

이 건물은 선산 김씨(善山 金氏) 문충공파(文忠公派)의 종택으로 안채는 1800년경에 건립, 1878년에 중수하였고, 사랑채는 1812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충공(文忠公) 점필재 김종직 (金宗直, 1431~1492)은 고려 말 정몽주․길재의 학통을 이은 아버지 김숙자(金叔滋)로부터 학문을 익히면서 조선시대 도학의 정맥을 계승하였다. 조선 성종(成宗)때에는 도승지(都承旨), 예조참판(禮曹參判) 등을 역임하면서 왕의 총애를 받았다. 그러나 연산군(燕山君) 때 무오사화(戊午士禍)로 관직이 발탁되고 무덤이 파해쳐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였으나 중종반정(中宗反正) 때 신원되었다.

종택은 마을 뒷산을 등지고 완만한 경사를 이룬 터에 남동향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안채, 사랑채, 중사랑채, 고방, 대문간, 사당 등으로 구성되어 전체적으로 ‘튼ㅁ자’형을 이루고 있다. 건물 내에는 점필재 문적․유품 및 종가문서가 보관되어 있다. 사랑채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一'자형 맞배집이다. 좌측에 2칸 사랑방을 두고 우측을 전면이 개방된 대청으로 꾸몄으며, 사랑방 좌측에는 방과 작은부엌을 앞뒤로 배치했다.

상부가구는 3량가로 대량 위에 원형 판대공을 놓아 종도리를 받고 있다. 안채는 정면 8칸, 측면 1칸의 맞배집이다. 평면은 2칸 대청의 좌측에는 전면에 쪽마루를 둔 큰방과 부엌, 우측에는 작은방과 골방을 두었다. 구조는 3량가로 사다리꼴 판대공을 세워 종도리를 받게 했다. 안채 우측의 중사랑채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안마당을 등지고 동향하고 있다.

평면은 중사랑방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대청, 우측에는 앞뒤로 온돌방과 광을 둔 형태이다. 고방채는 정면 4칸, 측면 1칸의 우진각집이다. 고방채의 가운데 2칸은 광이고, 우측은 방앗간이었다고 하며, 좌측 마굿간 뒤에는 변소가 있다. 사당에는 김종직 선생의 불천위(不遷位) 신주(神主)를 모셨다. 구조는 5량가로 네모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제형 동자주를 놓아 종도리를 받게 했다.(출처 : 국가유산청)

사랑채
중사랑채
안채
안채
사당
사당

개실마을 둘러보기

쌍림면 귀원교를 지나 합천 방면으로 난 옛날의 국도 33호선 모퉁이를 돌아서면 오른쪽으로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개실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을 입구에 들어와 도로 오른쪽 민가 몇 채가 있는 곳이 1651년(효종 2) 김종직 선생의 후손이 처음 정착한 무근터이다. 또, 도로 왼쪽 편의 하천 변에는 세 그루의 왕버드나무가 반갑게 맞이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신이 붙어 있는 귀신나무라고 부른다. 도로에서 마을 진입로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멀리 점필재 종택의 솟을삼문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마을 진입로의 좌측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문화유산해설사들이 반갑게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제부터 전통 문화 체험 마을로 거듭 태어난 개실마을을 본격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개실마을은 크게 세 코스로 나누어서 둘러볼 수 있다.

먼저 첫 번째 길은 점필재 종택을 중심으로 마을 동쪽 편인 ‘동쪽 길’이다.

두 번째는 점필재 종택을 중심으로 마을 왼쪽 편의 ‘서쪽 길’이다.

마지막으로 마을 뒤편의 진산인 화개산 능선을 따라 개설되어 있는 ‘등산로길’이다. 지금부터 이 세 길을 따라 개실마을 구경을 떠나 보기로 한다.

[1코스 동쪽 길로 돌아보기] 개실마을 진입로로 들어서면 도로 왼쪽에 전통 찻집인 가정다원이 있고, 맞은편에는 마을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마을 안내판 주변에는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 등 10여 개 나라의 ‘어서 오세요’라는 의미를 지닌 인사말이 반갑게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인사말은 개실마을을 찾은 외국인 체험자들이 직접 제작하여 세운 것으로, 개실마을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성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전통놀이 체험마당은 개실마을의 정면 앞마당에 해당하는 곳에 넓게 조성되어 있다.

2001년 12월 개실마을이 아름마을사업 시범마을로 선정되면서 건립되었다.

마당에는 그네를 비롯해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쉼터, 솟대 정원, 물레방아, 별자리 체험기 등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마을 사무실인 개실각과 체험과 식사를 할 수 있는 체험관이 2동 있다.

이곳에서는 엿 만들기, 한과 만들기, 전통 예절 등 개실마을의 각종 문화 체험이 이루어진다.

개실각에서는 개실마을의 체험과 민박을 접수, 안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생산되는 딸기잼, 된장, 마늘 등의 농산품을 직접 판매한다.

개실마을의 전통 문화 체험의 중심지인 셈이다.

마을 진입로에서 곧바로 직진하면 점필재 종택이 위치한다. 종택은 현재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62호로 지정되어 있다. 종택의 오른쪽으로는 서림각이 건립되어 있다. 서림각에는 종택에서 전해 오는 김종직 선생의 유품 및 종가 문서[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09호]의 사진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건물 왼쪽 마당에는 김종직 선생의 생애와 활동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서림각 뒤편에는 문충공 사당이 있다. 김종직의 불천위 신주가 모셔진 불천위 사당으로 유명하다.

체험마당 동편에는 모졸재가 자리하고 있는데, 방문객들의 민박이 가능하다. 모졸재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꿩과 닭 등 가금류를 키우는 동물농장이 있고, 고구마 캐기 등의 수확 체험장이 있다. 이곳에서 골짜기 쪽으로 올라가면 싸움소 사육장이 있다. 현재 10여 마리 정도의 싸움소를 키우는데 이채로운 볼거리로 아이들이 많이 신기해한다.

[2코스 서쪽 길로 돌아보기] ‘서쪽 길’은 마을 진입로 왼쪽의 관광안내소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시작된다.

서쪽 길을 접어들면 가장 먼저 잔디밭으로 가꾼 비석공원이 나온다. 현재 비석공원에는 4기의 커다란 비석과 나무들이 눈에 띤다. 4기의 비석은 김씨세거비, 의사경기전참봉 선은김공유적비, 병조참의가정 김공유적비, 김씨오세 효행사적비 등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비석들을 ‘세거지비’라고 통칭하기도 하는데, 모두 2000년 10월에 건립되었다.

‘김씨세거비’는 선산김씨[일선김씨] 가문이 이 마을에 정착하게 된 과정과 선조들의 활약상을 기록하였다.

‘의사경기전참봉 선은김공유적비’는 항일 운동가인 김창현(金昌鉉)[김종직 선생의 15세손]의 생애, ‘병조참의가정 김공유적비’는 김상직(金相稷)[김종직 선생의 11세손]의 위업을 기리는 비이다.

‘김씨오세 효행사적비’는 김시사(金是泗)[김종직 선생의 7세손] 이하 5대에 걸친 효행을 기리기 위한 비이다.

그 옆으로 세거지비 건립 유래비와 행자부장관 등이 기념으로 심은 나무 세 그루가 서 있다.

비석공원 맞은편에는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11호로 지정된 도연재가 있다. 도연재는 현재 내부를 수리하여 관광객들의 민박이 가능하다.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이란 두 측면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도연재 앞에는 2기의 작은 비석이 서 있다. 이 비는 합천군수와 고령현감이 합천에서 고령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진상품의 인수인계 장소를 확정하기 위해 1841년(헌종 7)에 세운 것이다.

원래는 마을 건너편으로 난 옛날 도로 변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도연재 옆길로 돌아서서 골목 안으로 조금 들어가면 전통 도자기 체험장인 도예공방 랑이 있다.

이곳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전통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데, 유치원과 초등학생에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수준에 맞게 맞춤형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화산재가 있다. 현재 화산재는 민박과 전통 혼례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재실 건물 우측의 백원당은 신랑과 신부가 폐백을 드리고 첫날밤을 묵는 곳이라고 한다. 전통 마을에서 전통 방식으로 혼례를 올리고 그곳에서 첫날밤을 보내는 것도 분명 새로운 경험과 오랫동안 기억될 추억이 될 듯하다.

화산재에서 다시 마을 앞 도로로 나와 서편으로 가면 합가리 마을회관이 있다.

이곳은 현재 경로당과 전통 한과 작업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합가리 마을회관 우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골짜기 안으로 쭉 들어가면 추우재가 있다. 추우재도 현재 민박집으로 활용되고 있다.

합가리 마을회관 왼쪽 옆의 논에는 미꾸라지 체험장이 위치해 있다. 이곳은 기왕의 논을 활용해 미꾸라지를 방사하여 주로 여름철에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미꾸라지를 잡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이곳에서 도로 건너를 건너면 대형 버스 주차장이 있고, 그 옆에는 장승이 세워진 배꼽마당이 있는데, 마치 배꼽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하천에는 보를 막아 물놀이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름철 물놀이와 뗏목타기 등을 체험하면서 놀 수 있다.

 

[3코스 등산 길로 돌아보기] 등산길은 모졸재와 동물농장 사이에 화개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화개산 등산로는 2006년에 개설되었으며, 등산 거리는 약 2.9㎞, 등반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다.

등산로 입구에서 약 600m 정도 오르면 김종직의 부인인 정경부인 남평문씨와 하산조씨의 묘소가 있다.

이곳에서 400m 정도 올라 화개산 십자봉 정상에 이르면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멀리 안림천 변에 위치한 쌍림면 송림리와 귀원리 등의 전망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서남쪽으로 100m 정도 가면 화개산 전망대가 있는데, 아늑한 개실마을의 전경을 살필 수 있다.

화개산 전망대에서 200m 정도 더 가면 도적굴이 위치해 있다. 남계 김수휘가 개실마을에 처음 입향한 후 ‘의적이 찾아와 자신들이 감추어 놓은 금화가 굴에 숨겨져 있으니 요긴하게 써 달라는 꿈을 꾸고 금화를 발견하여 도적굴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굴은 위에서 아래로 줄을 타고 내려가게 되어 있는데, 길이는 10m 이상의 제법 큰 굴이다. 도적굴에서 마을 서쪽으로 화개산을 내려와 들판과 만나는 능선 부분에는 대가야 시대의 토기를 생산하던 토기 요지가 위치해 있다.

등산로 주변 산 능선의 비탈면에는 지금도 대가야 시대의 토기 편을 비롯해 토기를 굽던 가마 벽 조각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토기는 대가야의 수도인 대가야읍내의 지산동 고분군뿐만 아니라 멀리 바다 건너 일본에까지 전해졌을 법하다.

토기 요지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등산길의 마지막 코스인 잉어뱅 전설지가 나온다. 김종직의 후손인 죽헌공(竹軒公) 김문정(金文丁)의 어머니가 병환이 들어 잉어회를 먹고 싶다고 하자 겨울철 연못에서 잉어가 뛰쳐나왔다는 전설이 담긴 곳이다.

연못은 잘 정비되어 있고, 주변으로 연꽃 밭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길은 자전거 도로로 닦여져 있다.

이상의 세 갈래 코스를 따라 개실마을을 둘러보았다. 개실마을에서 우리는 350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것을 계승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물론, 농촌 마을의 미래상을 동시에 살펴 볼 수 있다. 회색빛 도시의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과 전통을 벗 삼고 농촌의 싱그러움을 한가득 담아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개실마을 방문을 권하고 싶다.

• 1코스 동쪽 길: 전통놀이 체험마당-점필재 종택·문충공 사당→서림각→모졸재→동물농장→싸움소 사육장

• 2코스 서쪽 길: 세거지비→도연재→도예공방 랑→화산재→미꾸라지 체험장→추우재→잉어뱀 전설지→배꼽마당→물놀이 체험장

• 3코스 등산길: 십자봉 전망대→화개산 전망대→도적굴→합가1리 토기 요지(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