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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화사 부도군(桐華寺 浮屠群)

노촌魯村 2023. 5. 13. 08:04

동화사 부도군(桐華寺 浮屠群. 시도유형문화재.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산로237길 147(학동 산124-1))

동화사부도군은 동화사 입구에 있는 연못 북편 산기슭에 1676년부터 1927년까지 건립된 승탑이다.

동화사부도군은 둔중하고 경직된 지붕들의 처리 등 제작기법과 세부적인 양식 특징이 동화사 금당암(金堂庵) 앞의 대구 도학동 승탑(보물)에 비해 보다 단순하고 도식화되어 있어 조선시대 후반에 조성된 승탑임을 잘 보여준다.

동화사부도군은 동화사에서 입적한 승려들의 사리(舍利 .부처, 성자의 유골)를 일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약 10기를 함께 봉안한 승탑이다.

동화사부도군은 1676년 건립한 고운당묘탑(孤雲堂墓塔)부터 1927년 건립한 제월당대사탑(霽月堂大師塔)까지 10기가 세워져 있다.

동화사부도군의 형식은 크게 통일신라 이래로 그 전통이 이어져오고 있는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과 조선시대에 보편적인 형태인 종형(鐘形)이다.

전반적으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종형 승탑은 형태가 단순한 반면, 팔각원당형 승탑은 앙련(仰蓮. 꽃부리가 위로 향한 연꽃무늬)과 복련대(伏蓮帶. 꽃부리가 아래로 향한 연꽃무늬의 하대석)를 갖추고 둥근 형태의 탑신 위에 4각 또는 8각 모양의 옥개석(屋蓋石. 지붕돌)을 얹은 형태이다.

10기 동화사 부도의 특성을 축조순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고운당묘탑(孤雲堂墓塔)은 높이 188㎝이며, 1676년(숙종 2)에 만들었다. 4각의 바닥돌과 둥근 기단 위에 위가 뭉툭하게 잘린 종모양의 탑몸돌이 놓여 있다.

계영당극린대사탑(桂影堂克麟大師塔)은 높이 229㎝인데, 1692년(숙종 18)에 세웠다. 기단의 가운데돌에 특이한 무늬가 있으며, 8각 지붕돌은 여덟 귀퉁이가 위로 들려 있고 머리장식은 파손되었다.

성임당축존대사탑(性任堂竺尊大師塔)은 높이 233㎝이며, 1700년(숙종 26)에 만들었다. 바위를 바닥돌로 삼고, 둥근 기단을 올린 후 종모양의 탑신을 쌓았다.

상봉정원대사탑(霜峯淨源大師塔)는 높이 251㎝이며, 1709년(숙종 35)에 세웠다. 큼직한 연꽃을 새긴 기단 위로 둥근 탑몸돌과 4각 지붕돌을 올려 놓았다.

함우당묘탑(涵宇堂墓塔)은 높이 265㎝이며 1720년(숙종 46)에 만들었다. 바닥돌과 기단에는 큼직한 연꽃무늬를 두르고, 8각 지붕돌에는 밑면에 5단의 받침을 두었다.

기성당대사탑(箕城堂大師塔)은 높이 234㎝이며 1764년(영조 40)에 세웠다. 연꽃을 조각한 기단 위에 타원형의 탑몸돌과 4각 지붕돌을 올린 모습이다.

성암당해정대사탑(聖巖堂海淨大師塔)은 높이 215㎝이며, 1839년(헌종 5)에 만들었다. 네모난 바닥돌과 기단(基壇) 위로 종모양의 탑신(塔身)을 올린 모습이다.

제월당대사탑(霽月堂大師塔) 높이 332㎝로 1927년에 세웠다. 네모난 바닥돌 위로, 둥근 기단을 마련하고, 타원형의 탑몸돌 위로 4각 지붕돌을 얹은 모습이다.

고한당묘탑(孤閑堂墓塔)은 높이 141㎝로 세운 연대는 알 수 없다. 4각 바닥돌 위로 8각 기단을 두고, 타원형의 탑몸돌에 8각 지붕돌을 올린 모습이다.

무명탑(無名塔)은 높이 241㎝로 시대미상이다. 4각 바닥돌 위에 꽃무늬를 새긴 둥근 기단을 두고, 타원형의 탑몸돌 위로 4각 지붕돌을 얹은 모습이다.

동화사부도군은 무명탑 1기를 제외하고 부도의 주인공이 음각되어 있다. 그렇지만 승려의 이름만 새겨둘 뿐 승려의 행적을 기록한 것은 드물다.

동화사부도군은 능선의 정선부를 따라 계단식으로 부지를 조성하고 축대를 쌓은 후 부도를 세웠는데, 각 단마다 1~4기 정도를 각각 배치하고 있다.

동화사부도군의 승탑은 조성연대가 대부분 확인되고 있어 17~20 세기 초 사찰 승탑의 변화과정을 연구하는데 매우 양호한 자료이다.(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