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음의 눈으로 보고자,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기록하고자합니다.

강원도

삼척 대이리 너와집(三陟大耳里너와집). 대이리 굴피집(三陟大耳里굴피집)

노촌魯村 2011. 4. 17. 21:48

 

 

 

 

삼척 대이리 너와집(三陟大耳里너와집.중요민속문화재 제221호. 강원 삼척시 도계읍 대이리 206)

동서로 길게 뻗은 계곡의 서측 산등성이 아래에 자리잡은 너와집으로, 현 소유주의 11대조가 병자호란(1636)때 이곳으로 피난와서 지은 것이라 한다. 동남향한 너와집의 왼쪽에 굴피로 지붕을 이은 곳간채가 있고 남쪽에 측간이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가운데에 마루와 도장방이 있고, 좌우로 사랑방과 안방이 있다. 안방과 사랑방 구석에는 관솔가지를 태워 난방과 조명의 역할을 하는 '코클'이 있다. 마루와 부엌 앞쪽에는 흙바닥으로 된 통로 같은 공간이 있고, 대문간 왼쪽으로 외양간채를 붙여 돌출시켰다. 외양간의 위는 다락을 꾸몄다. 부엌문을 열고 나가면 안마당이 있고, 마당에 한데부엌으로 솥 하나를 걸어놓았다. 벽은 흙벽이나 남쪽벽은 판자벽이고, 지붕은 널판으로 이은 너와집이다. 내부의 지붕속은 그대로 개방하여 집안의 연기들이 지붕 양쪽 까치구멍으로 나가도록 되어 있다. 코클·시렁·뒤주 등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설비들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지금 남아 있는 너와집 중 가장 오래되고 보존상태도 양호한 자료이다. (출처:문화재청)

 삼척 대이리 굴피집(三陟大耳里굴피집.중요민속문화재 제223호.강원 삼척시 도계읍 대이리 203 )

동서로 길게 뻗은 계곡의 냇가 북쪽에 자리한 굴피집으로, 삼척 대이리너와집(중요민속자료 제221호) 아래쪽에 있다. 언제 지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나 집의 상태로 보아 19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랑방과 안방 가운데에 마루와 도장방을 두고, 안방쪽 옆에 부엌을 두었다. 부엌과 마루 앞은 흙바닥으로 된 통로같은 공간이 있고, 사랑채 건너편에 외양간을 붙여 돌출시켰다. 전체적인 구조는 대이리너와집과 같으나, 도장방에 뒷문이 있는 것만 다르다. 벽은 흙벽과 판자벽으로 마감하였고, 지붕은 참나무껍질을 두껍게 벗겨 만든 굴피로 하였다. 집안의 연기는 지붕에 설치한 까치구멍으로 나가도록 하였다. 관솔가지를 태워 조명과 난방을 하는 '코클', 불씨를 보관하는 '화티', '우등불'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화전민 주택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출처:문화재청)

 

 


삶의 지혜과학이 스민 너와집

 

조상순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경상북도 북부와 강원도의 산간지역에서 땅을 일구며 삶을 꾸렸던 화전민(火田民). 해가 일찍 지는데다 산짐승과 도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여건 속에서 생계를 이어갔다. 화전민들은 주어진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선택했으니 바로 전통가옥인 너와집이다.

너와집은 짚이나 기와를 구할 수 없는 산에서 흔한 재료인 목재로 지붕을 얹은 형태의 살림집이다. 바깥벽도 나무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장실만 대문 밖에 있을 뿐 모든 방과 외양간까지도 살림집 내부에 배치한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너와집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지붕은 결이 바른 소나무나 전나무를 가로 20~30, 세로 40~60, 두께 4~5정도로 쪼개 처마부분에서 윗 방향으로 서로 포개며 이어 올렸다. 꼼꼼하게 너와를 얹어도 너와사이에 틈이 있어 밤이면 별빛이 새어 들어오기 때문에 과연 지붕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염려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빗물은 지붕을 타고 흘러내리며, 빗물에 젖은 두터운 나무판은 날이 개면 다시 마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와 사이의 작은 틈은 집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연기를 배출시켜 주는 배연과 햇볕이 드는 채광 구실을 톡톡히 한다. 그런가하면 나무가 지닌 단열과 통풍 효과로 여름에는 집안이 시원하다. 화전민들이 극복해야 할 산간지역의 긴 겨울추위에도 끄떡없는데, 지붕에 눈이 쌓이면 내부 온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집안 공기가 비교적 훈훈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방에는 온돌을 두고 따로 천장을 설치하여 온기를 오랫동안 방안에 가두고, 취사를 하면서 데워진 공기도 집안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되게 해준다. 방과 방이 만나는 모퉁이에는 고콜이라 불리는 작은 벽난로를 둠으로써 두 개의 방을 동시에 비추고 간단한 취사도 가능해 보온효과를 증대시켰다.

이처럼 너와집은 한서(寒暑)의 차가 심한 산지기후 맞춤형 전통가옥으로, 화전민이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온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함경도 지방에 이미 너와집이 있었다고 알려졌으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산간지역에 적지 않은 수가 남아 있었던 너와집. 화전민이 점차 사라지면서 이제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너와집이 삶의 흔적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