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오류리 등나무(慶州 五柳里 등나무.천연기념물 제89호.경북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527번지 )
등나무는 덩굴식물로 꽃은 보통 가지 끝에 달려서 나오고, 5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핀다.
오류리의 등나무는 4그루가 있는데, 2그루씩 모여서 자라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11∼12m, 둘레는 각각 0.24m, 0.28m,1.72m, 0.60m정도 되는 큰 덩굴나무이다. 오류리 마을 입구 작은 개천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팽나무와 얼키고 설켜서, 팽나무를 얼싸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등나무가 있는 이곳은 신라의 임금이 신하와 더불어 사냥을 즐기던 곳으로 용림(龍林)이라고 불렀는데, 이 용림에 있는 등나무라 해서 용등(龍藤)이라 했고, 굵은 줄기가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이 용처럼 보여 용등이라 하기도 했다. 이 등나무의 꽃잎을 말려 신혼부부의 베개에 넣어주면 부부의 애정이 두터워진다고 하며, 사랑이 식어 버린 부부가 잎을 삶아 먹으면 사랑이 되살아난다고 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는데 이러한 믿음이 생긴 까닭은 다음과 같은 전설 때문이다.
신라 어느 때인가 이 마을에 살던 한 농부에게 아름다운 두 딸이 있었다.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살았는데, 이 자매는 둘 다 몰래 마음 속으로 옆집의 청년을 사모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청년이 전쟁터로 떠나게 되었을 때, 두 자매는 비로소 한 남자를 같이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다정하고 착한 자매였으므로, 서로 양보하기로 굳게 결심하고 있었다. 어느날 뜻하지 않게 그 청년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자매는 서로 얼싸안고 슬피 울다 그만 연못에 몸을 던졌다. 그 후 연못가에서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죽었다던 옆집의 청년은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다. 자신 때문에 죽은 자매의 이야기를 들은 청년도 스스로 연못에 몸을 던졌는데, 그 자리에서는 팽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고 한다. 등나무는 이 팽나무를 칭칭 감아 올라가고 있으며, 살아있을 때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어서 이룬 것이라 한다.
오류리의 등나무는 애틋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우리 조상들의 정서가 진하게 배어있어 오래된 나무라는 생물학적 가치 뿐만 아니라, 경주 지역에 전해지는 전설을 간직한 문화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출처 : 문화재청)
팽나무(삼과의 갈잎큰키나무. 학명은 Celtis sinensis) 한국·중국 원산이다. 중국, 일본, 한국의 온대 남부 이남에서 자라며, 산기슭이나 골짜기에서 자란다.
작은 대나무 대롱과 대나무 꼬챙이에 팽나무 열매를 넣어 쏘는 팽총에서 나는 소리가 “팽~”하고 난다고 해서 팽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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