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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보물 지정

노촌魯村 2020. 7. 27. 15:33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경북 영양에 있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호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英陽 縣里 五層模塼石塔)’을 보물 제2069호로 지정하였다.

* 모전(模塼)석탑: 석재를 벽돌형태로 가공하여 쌓은 석탑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은 경상북도 북쪽 지역인 영양읍 현리의 반변천(半邊川)과 가까운 평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옛 사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사지 주변에서 출토된 용문(龍紋)의 암막새, 탑의 치석(治石, 돌을 다듬음) 형태와 문설주의 인동문(忍冬紋, 꽃무늬와 덩굴무늬가 조화를 이룬 무늬),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보고서 등을 통해 신라 말 고려 초로 추정하고 있다.

* 문설주: 문의 양쪽에 세워 문짝을 끼우게 만든 기둥

 

이 탑은 석재를 벽돌(塼)모양으로 다듬어 축조했다. 크게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되었다. 1층 탑신은 12단으로 축조하였고 남면에 감실(龕室)을 두었다. 감실은 화강석으로 된 장대석으로 좌우 문설주와 상하에 인방(引枋)을 놓아 문비(門扉)를 설치하였다. 특히, 좌우의 문설주는 표면에 당초문의 문양을 새겨 넣었다. 벽돌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을 때 모서리돌을 둥글게 처리하여 탑의 조형에 부드러움을 주고자 했다. 이러한 사례는 다른 석탑과 전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다.

* 탑신부(塔身部, 몸돌): 몸돌과 옥개석을 차례로 얹어서 각 층을 이루는 부분

* 감실(龕室): 작은 불상 등을 모셔둔 곳. 석탑 안에 사리나 불상을 봉안하려고 탑신 내에 감실을 둠

* 인방(引枋): 기둥과 기둥 사이, 문이나 창 아래위로 가로지르는 부재(상인방‧하인방이 있음)

* 문비(門扉): 석탑 초층 탑신부에 조각된 문짝을 말함. 내부 공간이 있음을 의미

* 전탑(塼塔): 흙으로 구운 작은 벽돌을 촘촘히 쌓아 올린 벽돌탑

 

탑신부는 5층이며 2층부터 체감을 두었고, 경북 지역 모전석탑의 체감비와 유사한 81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영양지역에 국보 제187호로 지정된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보다 규모는 작지만 같은 재료의 사용, 모전석탑 계열 형식의 5층탑, 남쪽에 설치한 감실, 체감비 등에서 유사성을 띠는 등 같은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 체감(遞減), 체감비: 탑이나 건축물 등 여러 층으로 된 구조물의 각층 지붕(옥개부)의 끝단부가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정도와 그 비례를 의미함. 경사각 81도는 각층의 지붕 끝단부를 아래부터 가상의 선을 연결했을 때의 수평선을 기준으로 경사진 각도를 의미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서 4층 일부까지 남아 있는 모습이었으나, 이후 1979년에 해체 복원 과정에서 5층으로 복원하였다.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기단 등의 주변 보수정비 공사를 진행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해체보수 과정에서 기단부와 옥개부 일부가 변형된 부분은 아쉽지만, 경북 지역에 집중된 모전석탑 계열의 탑이라는 희소성과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충분히 보호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옥개부: 탑신석 위에 놓는 지붕같이 생긴 돌(부재) 부위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을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 종 별: 보물 제2069호

□ 문화재명: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 (英陽 縣里 五層模塼石塔)

□ 지정내용

ㅇ 소 재 지 : 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현리 464

ㅇ 소유자(관리자) : 국유(영양군)

ㅇ 구조/형식 : 모전석탑

ㅇ 건립시기 : 신라말 고려초 추정

ㅇ 수 량 : 1기

ㅇ 지정면적 : 11㎡

 

□ 지정사유

ㅇ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은 통일신라 말이나 고려초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어 건립연대가 오래된 유구이다. 분황사모전석탑에 이어 산해리 모전오층석탑(국보 제187호) 양식을 계승하면서 규모를 축소해 제작되었다고 생각되는 작품으로 문비와 감실의 축조기법 등을 비교했을 때 산해리 모전오층석탑 뒤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문설주 표면에 양각하여 예술성이 높은 당초문을 통해 통일신라 말~고려 초 제작으로 추정되고 있다.

 

ㅇ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전석탑은 조그만 모전석재를 조적식 축조기법으로 쌓기 때문에 파손과 수리과정에서 석재교체가 빈번하게 되어 원형을 유지하기가 어렵지만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 등을 보면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기단부와 상층부 일부에 보수가 있었음이 나타나고 있다.

 

ㅇ 초창기 모전석탑인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변모된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 모전석탑의 맥락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즉 초창기 분황사모전석탑과 달리 초층탑신의 규모가 축소되고 감실 등이 간소화되었으며, 체감비에 있어 81도를 유지하는 등 경북지역 전탑과 모전석탑의 비례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영양 지역에 소재한 유사 모전석탑과 비교하여 보면, 전체적인 모습이나 석재와 축조기법 등에서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ㅇ 모전석탑의 희소성과 경북지역에 집중된 모전석탑의 양식을 지니고 있으며, 입지 역시 이 지역 모전석탑의 특징인 강안형(江岸形)으로 배치된 점 등은 한국 석탑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리적으로 모전석탑은 안동, 의성, 영양 등 경상북도 북부지방과 경주 일대에 분포되어있는데, 전탑의 분포는 안동지방에 집중되어 있고 전탑계 모전탑은 영양지방에 집중되어있다. 이는 신라시대의 문화적인 요인과 재료 사용에 있어서의 경제적인 요인 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며, 안동지방의 전탑과 영양 지방의 전탑계 모전탑이 집중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불탑 중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탑은 국가지정문화재 193기, 시도지정문화재 296기 등 489기로 나타난다. 이러한 불탑 문화재 중에서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과 같은 전탑계 모전석탑은 총 8기로 전체 1.6%에 해당하는 희소성이 있는 양식의 탑이라 할 수 있다.

* 강안형(江岸形): 강이나 천에 인접하여 세워진 탑 형식

 

ㅇ 조형의 특이성이 나타나고 있다. 경북지역 전탑과 모전석탑은 초층탑신의 1면에만 감실을 마련하는 것이 특징인데 감실 좌우 문설주에 당초문을 조각하여 예술성을 높인 점은 이 석탑에만 나타나는 특이한 모습이다. 즉, 전돌 표면으로 당초문을 조각한 안동 조탑리 오층전탑이나, 감실 양 옆으로 금강역사를 조각한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과는 다르게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은 감실 양쪽 문설주 표면으로 당초무늬를 조각하였다. 전돌 표면에 당초문을 조각하는 경우는 불령사 전탑이나 조탑리 오층전탑, 운흥동 오층전탑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이나, 감실 문설주에 당초문이 조각된 사례는 다른 석탑 및 전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유일한 경우로 매우 특징적인 사례라 생각된다. 또한 벽돌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을 경우 각진 위치에 자리하는 모서리 돌들을 둥글게 처리하여 탑의 조형에 부드러움을 주고자 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점도 특이한 사례이다.

 

ㅇ 본 석탑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보호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만 1979년 이후 수리과정에서 기단부와 옥개부 등의 변형 부분이 있어 지정 이후 원형고증에 충실한 복원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