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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에서 고대 성벽축조 방식과 집수지 확인

노촌魯村 2020. 11. 18. 11:05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양주시(시장 이성호)에서 추진하고, (재)기호문화재연구원(원장 이명희)이 진행 중인 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 10차 발굴조사에서 고대산성의 성벽 축조방식과 집수지(集水池)가 확인되었다. * 발굴 장소: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 789임 일원

* 집 수 지: 성내의 용수(用水) 확보 및 식수(食水) 보관 등을 위한 목적으로 축조한 시설물

 

양주 대모산성은 대모산(해발 212m)의 정상부에 축성된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의 규모는 둘레 726m, 내부 면적 5만 7,742㎡이다. 대모산성과 성의 북동쪽에 자리한 불곡산 사이에는 고대 교통로(장단도로)가 위치하며, 대모산성은 한강과 임진강유역 진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로 파악된다.

또한, 양주 대모산성은 연천 대전리산성과 함께 나당전쟁(羅唐戰爭)의 중요 격전지인 매소성(買肖城)으로 비정(比定)될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이다.

* 테뫼식: 산의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 쌓은 형태

* 나당전쟁과 매소성: 670년부터 676년까지 7년간 이어진 신라와 당나라간의 전쟁으로 675년 9월 신라가 매소성 전투에 승리하면서 전세가 신라로 기울었음

* 비정(比定): 어떤 미상의 물체에 대하여 그와 유사한 다른 물체와 비교하여 그 성질을 정함

 

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는 1980년에 시작하여 1~7차 발굴조사(1980~1998년)는 3개소의 문지와 성 내부에 조성된 건물지 등에 대해 간헐적으로 실시되었고, 2013년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유적의 보존과 정비를 위한 종합정비계획이 2016년에 수립되었다. 이에 따라 8~10차 발굴조사(2018~2020년)는 집수지 및 성벽의 축조수법과 구조를 파악하여 향후 종합정비 사업에 활용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특히, 이번 10차 발굴조사에서는 대모산성 문지 중 동문지와 서문지 주변 성벽 2개 구간(이하 동성벽‧서성벽)과 집수지 시설이 확인되었다. 성벽은 석축된 내‧외벽과 그 사이에 채워진 뒤채움 돌이 체성벽(體城壁)을 이루며, 외벽은 장방형(직사각형)과 방형(정사각형)의 면석을 이용하여 ‘품(品)’자 형태의 바른층 쌓기, 내벽은 허튼층 쌓기를 이용하여 축조되었다.

* 대모산성 문지: 현문식 문지로 북문지, 동문지, 서문지 등 3개소가 조사됨

* 현문(懸門): 성벽 개구부(開口部)의 입면 형태가 요자형(凹字形)을 띠는 성문 형태

* 체성벽: 성곽의 부속시설을 제외한 성벽의 몸체부분

* 바른층 쌓기: 돌의 면 높이를 같도록 다듬어 가로줄눈을 일정하게 맞춰 쌓는 방법

* 허튼층 쌓기: 불규칙한 돌을 사용하여 가로ㆍ세로줄눈이 일정하지 않게 쌓는 방법

 

외벽에서는 단면형태가 직각 삼각형에 가깝게 덧붙여 쌓은 보축성벽(補築城壁)이 확인되었고, 보축성벽은 장방형의 정다듬 석재를 바른층으로 쌓아 축조하였다. 동성벽 구간의 보축성벽은 보축에 사용된 면석이 서로 맞물리도록 비스듬하게 쌓아 올린 형태이나, 서성벽 구간의 보축성벽은 하단부에서부터 약 4~10㎝ 정도로 퇴물림 쌓기한 양상으로 구간에 따라 축조수법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동성벽은 높이 약 9.7m, 보축성벽 최대 50단이 남아있으며, 서성벽의 경우 높이 약 7.6m, 보축성벽 최대 40단이 남아있다.

* 보축성벽: 체성벽에 덧붙여 쌓아 체성벽을 보강하고, 기저부를 보호하기 위한 성벽

* 정다듬: 돌의 면을 정으로 쪼아 편평하게 다듬는 일

* 퇴물림 쌓기: 성벽 축조시 하단부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조금씩 안으로 들여 쌓는 방법

 

동성벽의 외벽에는 남-북 방향으로 약 5m, 동-서 방향으로 약 11m 가량 돌출된 형태의 치(雉)가 시설된 점이 특징이며, 치와 9ㆍ10차 발굴조사의 보축성벽에 사용된 석재의 형태와 가공방식, 축조수법 등의 비교를 통해 성벽의 보수와 개축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치(치성): 성벽의 일부를 돌출시켜 쌓은 시설

 

집수지는 서성벽 구간과 함께 성 내부에서 가장 저지대(해발 180m)에 해당하는 서문지 주변 평탄지에 자리하고 있다. 집수지가 조성된 위치는 지하수와 빗물(雨水)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곳이며, 이와 같은 축조 위치 선택은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1차적 목적 외에 홍수 발생 시 수압과 토압이 직접적으로 성벽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과로 보인다. 2019년에 진행된 9차 발굴조사에서는 집수지가 12~13m 규모의 보호석축(수원보호시설), 5~6m 규모의 선축 집수지, 2.7~3.3m 규모의 후축 집수지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였다.

 

집수지의 북동쪽에는 지름 1.3m, 깊이 1.5m의 소형 우물이 확인되었다. 현재까지도 우물이 노출된 면까지 지하수가 차오르는 상황이며, 우물은 집수지와 관련된 시설로 추정된다.

 

한편, 선축 집수지와 보호석축 사이에서 확인된 석재와 2019년 9차 발굴조사 과정 중 우물 상부에 놓인 석재에서는 홈구멍이 관찰되었다. 이는 9차 발굴조사 1호 원형수혈유구 내부에서 출토된 가면 용도의 얼굴모양 토제품, 1981년 2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청동마, 토제마와 함께 산성 내 제의행위의 결과물로 추정된다.

* 홈구멍: 성혈(性穴), 바위그림의 한 종류로서 돌의 표면에 파여져 있는 구멍

* 수혈(竪穴): 구덩이

 

출토유물은 굽다리접시(고배, 高杯), 토기 완, 토기 뚜껑, 호형(壺形) 토기 등의 토기류, 줄무늬(선문, 線紋)·격자문 평기와, ‘德部舍(덕부사)’, ‘富部(부부)’명이 새겨진 명문기와 등의 기와류, 화살촉(철촉), 철준(鐵鐏), 차축할(車軸轄) 등의 철기류가 확인되었다.

* 철준(鐵鐏): 창을 세우기 위해 자루 끝에 끼우는 뾰족한 도구, 쇠창고달이

* 차축할(車軸轄): 수레 굴대에 끼운 바퀴가 이탈하지 않도록 굴대에 끼우는 철제 주조품

 

이번 조사에서는 사례가 드문 평면형태 사각형, 단면형태 계단식의 집수지가 확인되어 특징적이며, 집수지의 보수와 개축 흔적도 발견되어 주목된다. 또한, 제한적인 범위의 조사 성과로서 고대 석축산성의 구조와 축조수법을 부분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종합정비에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주시는 앞으로도 대모산성의 연차별 발굴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종합정비를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유적의 경관 측면과 접근성을 개선하여 시민이 쉽게 탐방할 수 있는 유적지로 변화시킬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