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음의 눈으로 보고자,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기록하고자합니다.

기타/공(空)

有我無蛙 人生之恨

노촌魯村 2007. 6. 13. 08:05

이규보선생 묘소

이규보(1168~1241)

 

有我無蛙人生之恨
"나는 있으나 개구리가 없는게 인생의 한이다"란 뜻입니다.


고려 말 시대...유명한 학자이셨던 이규보 선생께서

몇 번의 과거에 낙방하고 초야에 묻혀살 때 집 대문에 붙어있던 글입니다.


* 이 글에 대한 유래...

임금이 하루는 단독으로 야행을 나갔다가 깊은 산중에서 날이 저물었다.

요행히 민가를 하나 발견하고 하루를 묵고자 청을 했지만 집주인(이규보 선생,,)이

조금 더 가면 주막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금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했다.


그런데 그 집(이규보)대문에 붙어있는 글이 임금을 궁금하게 한거죠.

'나는 있는데, 개구리가 없는 게 인생의 한이다. 개구리가 뭘까..?'


한나라의 임금으로서 어느 만큼의 지식은 갖추었기에 개구리가 뜻하는 걸

생각해봤지만 도저히 감이 안 잡혔죠.


주막에 가서 국밥을 한 그릇 시켜먹으면서 주모에게 외딴집(이규보집)에대해

물어봤지만, 과거에 낙방하고 마을에도 잘 안 나오고 집안에서 책만 읽으며


살아간다는 소리를 들었지요.


그래서 궁금증이 발동한 임금은 다시 그 집으로 가서 사정사정한 끝에

하루저녁을 묵어갈 수 있었습니다.잠자리에 누웠지만 집주인의 글을

읽는 소리에 잠은 안 오고해서 면담을 신청했죠.

그렇게도 궁금하게 여겼던 有我無蛙 人生之恨 이란 글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옛날,

노래를 아주 잘하는 꾀꼬리와 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가

꾀꼬리한테 내기를 하자고 했다.


바로 "3일후에 노래시합을 하자"는 거였다.


두루미를 심판으로 하고서...


꾀꼬리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노래를 잘하기는 커녕 목소리자체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자신에게

노래시합을 제의하다니 하지만, 월등한 실력을 자신했기에 시합에 응했다.


그리고 3일 동안 목소리를 더 아름답게 가꾸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반대로 노래시합을 제의한 까마귀는 노래연습은 안하고

자루 하나를 가지고 논두렁에 개구리를 잡으러 돌아다녔다.


그렇게 잡은 개구리를 두루미한테 갖다 주고 뒤를 부탁한 거다.


약속한 3일이 되어서 꾀꼬리와 까마귀가 노래를 한곡씩 부르고

심판인 두루미의 판정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꾀꼬리는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고운목소리로 잘 불렀기에 승리를 장담했지만

결국 심판인 두루미는 까마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말은, 이규보선생이 임금한테 불의와 불법으로

얼룩진 나라를 비유해서 한 말이다.


이규보선생 자신이 생각해도 그 실력이나 지식은 어디 내놔도 안 지는데

과거를 보면 꼭 덜어진다는 거다.

돈이 없고, 정승의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신은, 노래를 잘하는 꾀꼬리 같은 입장이지만 까마귀가 두루미한테 상납한

개구리 같은 뒷거래가 없었기에 결국은 번번이 낙방하여 초야에 묻혀 살고 있다고...


그 말을 들은 임금은 이규보선생의 품격이나 지식이 고상하기에

자신도 과거에 여러 번 낙방하고 전국을 떠도는 떠돌인데 며칠 후에

임시과거가 있다 해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이라

거짓말을 하고 궁궐에 들어와 임시과거를 열 것을 명하였다 한다.


과거를 보는 날, 이규보선생도 뜰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시험관이 내걸은 시제가 '유아무와 인생지한'이란 여덟 자였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이규보선생은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큰절을 한번 올리고 답을 적어 냄으로서

장원급제를 하여 차후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고 한다.


'기타 > 공(空)'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우를 씻고 향사르는 일 외에는  (0) 2007.10.30
무심  (0) 2007.06.15
참 나를 찾아서  (0) 2007.02.20
會 者 定 離  (0) 2007.01.25
오온성고(五蘊盛苦)  (0) 2007.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