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음의 눈으로 보고자,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기록하고자합니다.

기타/ 이 생각 저 생각

순치황제 출가시(順治皇帝 出家詩)

노촌魯村 2012. 5. 21. 23:05

 

순치황제 출가시(順治皇帝 出家詩)

 

순치제(順治帝,숭덕(崇德) 3년 (1638)~순치(順治) 18년(1661))는 청나라 제3대 황제(재위 1643년 ~ 1661년)이다.

정사(正史)에는 순치제가 1661년 24세를 일기로 천연두로 붕어하였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산서(山西) 오대산(五臺山)에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으며 황실의 체면을 위해 효장황태후가 사망한 것으로 처리했다고도 한다. 아들 현엽 강희제는 재위시 3번이나 오대산을 방문하여 재를 지냈는데 아버지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고 전해진다.

  

天下叢林飯似山하니

천하 곳곳이 총림(叢林)이요, 쌓인 것이 밥이어니

鉢盂到處任君餐이로다.

대장부 어데 간들 밥 세 그릇 걱정하랴 !

黃金白璧非爲貴라

황금과 백옥만이 귀한 줄을 아지 마소.

惟有袈裟被最難이로다

가사옷(僧服法衣) 얻어 입기 무엇보다 어려워라.

朕乃山河大地主로대

이내몸 중원천하(中原天下) 임금 노릇 하건마는,

憂國憂民事轉煩이로다

나라와 백성걱정 마음 더욱 시끄러워

百年三萬六千日이

인간의 백년 살이 삼만 육천 날이란 것

不及僧家半日閑이로다

풍진 떠난 명산대찰 한나절에 미칠 손가.

悔恨當初一念差하여

당초에 부질없는 한 순간의 잘못으로

黃袍換却紫袈娑로다

가사장삼 벗어 치고 곤룡포(袞龍袍)를 감게 됐네.

我本西方一衲子로

나는 본래 서방(천축국(天竺國):서천축(西天竺)의 승려인데

緣何流落帝王家런고

무엇을 반연하여 제왕가(帝王家)에 떨어졌나?

未生之前誰是我며

이 몸이 나기 전에 그 무엇이 내 몸이며,

我生之後我爲誰오

세상에 태어난 뒤 내가 과연 누구인가

長大成人 是我러니

자라나 사람노릇 잠깐 동안 내라더니

合眼朦朧又是誰오

눈 한번 감은 뒤에 내가 또한 누구인가

百年世事三更夢이오

백년의 세상일은 하룻밤의 꿈속이요

萬里江山 一局碁로다

만리의 이 강산은 한판 노름 바둑이라

禹疏九州湯伐桀하며

대우씨(大禹氏)는 九州긋고 탕임금은 걸(桀)을 치며

秦呑六國漢登基로다

진시황이 육국을 병탄하자 한고조가 새 터 닦네.

兒孫自有兒孫福하니

자손들은 제 스스로 제 살 복을 타고났으니

莫爲兒孫作馬牛어다

자손들을 위한다고 말 소 노릇 그만 하소

古來多少英雄漢이여

수천 년 역사 위에 많고 적은 영웅들아

南北東西臥土泥로다

남북동서의 땅에 누워 한 줌 흙이 되었도다.

時來歡喜去時悲하니

올적에는 기쁘다고 갈 적에는 슬프다고

空在人間走一回로다

헛되이 인간세계에 와서 윤회하고 가는 도다

不如不來亦不去하니

애당초 오잖으면 갈 길조차 없으리니

也無歡喜也無悲로다

기쁨이 없었는데 슬픔인들 있을 손가

每日淸閑自家知라

나날이 한가로움 내 스스로 알 것이라

紅塵世界苦相離로다

이 풍진 세상 속에 온갖 고통 여일세라

口中吃的淸和味오

입으로 맛들임은 시원한 선열미(禪悅味)요,

身上願被白衲衣로다

몸 위에 입은 것은 누더기 한 벌 원이로다

五湖四海爲上客하여

오호(五湖)와 사해(四海)에서 자유로운 손님 되어

逍遙佛殿任君棲어다

부처님 도량 안에 마음대로 노닐세라.

莫道出家容易得하라

세속을 떠나는 일, 하기 쉽다 말하지 말라

昔年累代重根基로다

숙세에 쌓아놓은 선근(善根)없이 아니 되네

十八年來不自由하니

十八년 지간 일, 자유라곤 없었노라.

山河大戰幾時休오

강산을 뺏으려고 몇 번이나 싸웠더냐

我今撤手歸山去하니

내 이제 손을 떨고 산 속으로 돌아가니

那管千愁與萬愁아

만 가지 근심 걱정, 내 아랑곳할 것 없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