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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경주인근자료

매월당 영당(경주시 양북면 호암리 기림사)

노촌魯村 2021. 11. 10. 21:08

매월당은 김시습의 호이다. 매월당은 경주 남산 용장골에 조그만 산실을 짓고 7년을 머물면서 금오신화를 지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곳에 사당이 있었다.

영조 44년(1768)에 부윤 홍술해가 당을 개축하여 위판을 봉인하려다가 이루지 못하고, 후에 금령에 의해 훼절되니, 고종15년(1878)에 이를 애석히 여긴 경주유림이 기림사 주지스님에게 부탁하여 기림사로 옮겨 세워 초상(肖像)을 봉안하고 여기에 딸린 논밭을 함께 넘겨주었다.

최근(1996)에 당이 무너질 염려가 있자, 경주유림의 요청으로 경주시가 시비를 들여 절 담장 안에 새로 사당을 지었으며,  무량사 김시습 사당에 그려져 있는 자화상을 모사하여 다시 봉안하였다.

 

매월당 영당(경주시 양북면 호암리 기림사)의 주련에 ‘사청사우’가 써져 있다.

매월당 김시습이 남긴 수많은 시가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시(詩) 중의 하나가 세상인심의 변덕스러움을 날씨에 비교하여 읊은 사청사우(乍晴乍雨)이다.

이 시는 기림사의 매월당 영당의 건물 왼쪽기둥에 서부터 오른쪽기둥 순으로 주련에 새겨져있다.

乍晴還雨雨還晴(사청환우우환청)이여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가

譽我便是還毁我(예아변시환훼아)요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이라

花門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가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부쟁)이라

寄語世人須記認(기어세인수기인)하니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이로다

 

잠깐 갰다가 다시 비가 오고, 비 오다가 다시 갬이여

하늘의 도도 그러한데 하물며 세상 실정이야

나를 칭찬하다 문득 도리어 나를 헐뜯고,

이름을 피한다 하지만 도리어 스스로 명예를 구함이 됨이라

꽃피고 꽃지니 봄을 어찌 관라하겠는가,

구름이 가건 오건 산은 다투지 않네.

세상 사람들에게 말을 붙여서 모름지기 기억하고 알게하노니,

기쁨을 취해도 평생동안 얻을 곳이 없음이로다.

 

매월당 영당 대문(안에서 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