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음의 눈으로 보고자,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기록하고자합니다.

기타/공(空)

마음속 풍경소리 하나 키우다 -혜문스님-

노촌魯村 2023. 3. 24. 20:47

향로 연기 자욱한 속에 범음이 울리는데

爐火煙中演梵音

깊숙한 방이 고요하니 상서로운 흰 기운 나누나

寂寥生白室沈沈

문밖 뻗은 길엔 남으로 북으로 가는 사람

路長門外人南北

바윗가 늙은 솔엔 예나 이제나 달이로세

松老巖邊月古今

빈 절 새벽바람에 풍경소리 울리고

空院曉風饒釋舌

작은 뜰 가을이슬에 파초가 이울었네

小庭秋露敗蕉心

내가 와서 고승과 한자리에서

我來寄傲高僧榻

하룻밤 맑은 담론 값이 만금이로세

一夜淸談直萬金

《동문선》에 나오는 혜문(惠文)스님의 시입니다

대구 팔공산 동화사 비로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