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띠예이 쓰레이 Banteay Srei
번띠예이 쓰레이는 ‘여인들의 성곽’이라는 뜻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아담하고 섬세한 건축물이다. 앙코르 톰에서 북동쪽으로 25㎞ 지점에 위치하며 라젠드라바르만과 자야바르만 5세의 스승인 바즈나바라하(Vajanavaraha)라는 승려에 의하여 지어져 시바에게 봉헌되었다. 건축양식은 앙코르의 다른 건축물보다 힌두교의 원래양식에 충실하였다. 이곳에 쓰인 분홍사암은 나무에 조각하는 것처럼 미세하게 조각할 수 있는 재질이며 내구성이 뛰어나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벽면은 꽃잎모양의 무늬를 섬세하고 빈틈없이 조각하여 자세히 보노라면 환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된다. 비슈누와 그의 환신인 크리슈나에 대한 전설이 부조되어 있다.
정교함, 현란함, 치밀함을 좋아하는 여행객이, 앙코르 유적 중 단 한 곳을 지정하여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내게 묻는다면, 반띠아이 쓰레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건축물을 샅샅이 살펴보아도 단 1㎠의 여백이 없다. 칼을 댈 곳이 없을 때까지 조각칼을 움직였다. 숨이 막힌다. 여백의 미에 익숙한 우리네 정서에, 머리가 어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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