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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예천

임진왜란 이전의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는 「예천 야옹정」 보물 지정

노촌魯村 2016. 9. 9. 14:28

임진왜란 이전의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는
예천 야옹정보물 지정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경상북도 예천군에 있는예천 야옹정(醴泉 野翁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17호로 지정하였다.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되어 있는 야옹정은 조선 중종 때 자인 야옹(野翁) 권의(權檥, 1475~1558)의 아들 권심언(權審言)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로, 아버지의 호를 따서 야옹정이라 이름 붙였다.

 

건물의 수리 내력이 적힌 중수기(重修記)에 따르면 이 정자는 임진왜란 전인 1566(명종 21)에 건립되었다. 건물의 지붕에는 1566년을 가리키는 가정 병인(嘉靖 丙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남아 있어 이를 뒷받침 해준다.

 

건물의 평면은 전체적으로 정면 4, 측면 4칸의 고무래 정()’자 형이다. 정면 좌측 3칸은 대청으로 꾸몄으며, 오른쪽으로 온돌방 3칸과 누마루 1칸을 세로로 길게 두었다. 건물 주위에는 흙과 돌로 만든 토석담장을 둘렀고, 전면 담장 왼쪽에 기둥이 네 개인 사주문(四柱門)을 세워 정자로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야옹정은 조선 전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놓여 있고, 공포를 이루고 있는 날개 모양의 익공(翼工)이 짧고 강직한 점, 창호의 가운데에 문설주가 세워진 영쌍창 등은 조선 전기 건물의 특징이다.

 

또한, 지붕의 서까래 위에 놓이는 평고대와 착고막이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는 이 건물의 가치를 더해준다. 이러한 방식은 고려 시대 건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는 으로, 야옹정의 오랜 역사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건물 내부의 천장 등 곳곳에는 단청의 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데, 정자에 단청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예이다.

 

현재 임진왜란 이전의 건물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이처럼 1566년 최초 건립 당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야옹정은 임진왜란 이전의 한국 건축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예천 야옹정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



보물 지정 개요


문화재명: 예천 야옹정(醴泉 野翁亭)

 

종 별: 보물 제1917

 

지정내용

소 재 지: 경북 예천군 용문면 맛질길 55(제곡리 437)

양 식: 정면 4, 측면 4, 자형, 팔작지붕

수 량: 1/ 57.76

조성연대: 조선 시대

소유자(관리자): 권재철(권창룡)

지정면적: 57.76

 

지정사유

야옹정은 임진왜란 전인 1566(명종 21)에 권심언(權審言)이 돌아가신 아 (野翁) 권의(權檥, 1475~1558)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정자로, 초창 때의 모습이 거의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고 당시의 막새기와와 단청이 그대로 남아 있어 임진왜란 이전 건축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이다.

평면은 전체적으로 정면 4칸 측면 4칸 규모의 자형으로, 좌측 3칸을 대청으로 꾸미고 우측에는 온돌방을 연접시켰는데, 우측칸의 전면에는 누마루 1칸을, 배면에는 온돌방 1칸을 각각 돌출시켰다. 주위에는 방형의 토석담장을 둘렀으며 전면 담장 좌측에는 사주문을 세워 정자로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둥 상부의 포작은 일출목한 주심포계열로 조선 초기 모습을 하고 있으며, 우주 상부의 귀포는 귀한대를 구성하여 추녀를 받도록 하였고, 포간에는 깊게 초각한 화반을 놓아 처마 밑을 짜임새 있게 장식했다. 3포 초익공의 공포는 주심포 형식과도 유사하며 익공의 형식이 조선전기의 짧고 강직한 양식적 특징을 보여준다. 출목을 보통 건물보다 많이 낸 것도 조선 전기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출목 첨차를 장혀와 한 몸으로 만든 것은 고식이면서도 다른 건물에서 볼 수 없는 야옹정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평고대와 착고막이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의 사용은 봉정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는 고식 기법으로 야옹정의 가치를 더해주는 상세라 할 수 있으며, 부연의 치목기법도 시대와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단청의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데, 누정건축에서 단청을 한 것은 보기 드문 예이다.

대청 배면과 좌우측, 우측칸 전면의 창호는 가운데 설주가 세워진 고식의 영쌍창으로, 정자의 건립 연대를 가늠할 수 있다.

이처럼 야옹정은 현재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임진왜란 이전 건물로서의 소성이 크며, 이를 증거할 수 있는 건축 양식과 기법, 막새기와, 단청 등이 잘 남아 있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의 지정가치가 있다.


<글.사진 출처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