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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落花) - 조지훈(趙芝薰, 1920 ~ 1968) -

노촌魯村 2021. 4. 7. 16:58
                  
     

낙화(落花)

                                                                                      조지훈(趙芝薰, 1920 ~ 1968)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