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음의 눈으로 보고자,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기록하고자합니다.

기타/꽃

맥문동과 매미 우화羽化

노촌魯村 2023. 7. 9. 16:17

2023.7.9 대구 북구 이-마트 칠성점 부근에서 촬영

매미蟬

너의 성품이 자못 고결하거니

누가 미천한 곤충이라 하리오

바람에 울자니 마음 유독 쓰리고

이슬만 먹고사니 배는 늘 주리네

사마귀의 도끼는 몰래 독을 품고

거미의 실은 포위 풀지 못하나니

몸뚱이 가지면 참으로 누가 되건만

이 동물이야 본래 삿된 마음 없어라

 

爾性頗高潔 이성파고결

誰言蟲類微 수언충류미

嘯風心獨苦 소풍심독고

飮露腹長饑 음로복장기

螗斧潛懷毒 당부잠회독

蛛絲未解圍 주사미해위

有形眞是累 유형진시루

此物本無機 차물본무기

- 이행(李荇,1478~1534), 『용재집(容齋集)』 권6 「매미[蟬]」

초복을 며칠 앞두고

날씨가 무더워 가로수 밑을  거닐고 있는데

이 몸이 연식이 오래되어  기운이 없어 고개를 숙이니

매미 우화 후 남은 껍질이 맥문동에 매달려 있네.

고개를 들어 보니

가로수 사이로 들러오는 우렁찬 매미소리

초복 중복 말복 지나면  무더위도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 매미 소리도 사라지겠지

지긋지긋한 더위가 물러가는 것은  반갑지만

이제 남은 해가 얼마일까?

내년에도 매미 소리

다시 들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