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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국의 신발. 발과 신(국립대구박물관 개관 30주년 특별전) –죽은 이을 위한 신발-

노촌魯村 2024. 5. 17. 20:31

 죽은 이를 위한 신발

- 국립대구박물관 개관 30주년 특별전 -

습신(염습할 때, 시체에 신기는 종이로 만든 신)은 죽은 이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신발입니다. 노잣돈과 마찬가지로 돌아가신 분이 좋은 옷과 신발을 신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물건입니다. 상례비요喪禮備要(1621)를 보면 장례의 중요한 순서로 습의襲衣(장례 때 시신에 입히는 옷)와 습신을 착용하는 단계가 있습니다. 오늘날 습신은 종이나 삼베로 만들지만, 조선시대에는 명주, 창호지와 더불어 비단 같은 고급스러운 재료도 사용했습니다. 남성들은 검은색 직물로 만든 흑리黑履(예전에, 유생들이 신던 검은 빛깔의 신), 여성들은 비단으로 만든 채혜 彩鞋(무대 위에서 신는 수를 놓은 공단으로 만든 바닥이 얇은 신)를 주로 습신으로 사용했습니다.

 

삼국시대 지배자들의 무덤에는 금동신발을 함께 묻었습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금동신발은 모두 56건으로 삼국의 모든 나라에서 출토되었습니다. 신라와 백제의 무덤에서 발견되는 금동신발은 앏게 만들어 재질이 약하며, 사람의 발보다 커서 장례용 신발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구려의 금동신발은 바닥판만 금속으로 만들고 많은 수의 못을 박았습니다. 삼실총三室塚과 개마총鎧馬塚의 벽화에는 고구려 무사가 바닥에 못이 박힌 신발을 신고 있어 고구려의 금동신발은 실생활에 사용하였던 모습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