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行路 / 태항산 산길
백거이(白居易) 772 ~ 846
太行之路能摧車
태항산 험한 산길이 수레를 망가뜨리지만
若比君心是坦途
님의 마음에 견주면 이는 평탄한 길이요
巫峽之水能覆舟
무협의 험한 물이 배를 엎어버리지만
若比君心是安流
님의 마음에 견주면 이는 잔잔한 물입니다.
君心好惡苦不常
님의 마음은 좋아하고 미워함에 변덕이 심하시니
好生毛髮惡生瘡
좋아할 땐 모발이 나고 미워할 땐 제 몸에 종기가 납니다.
與君結髮未五載
님과 혼인한 지 다섯 해도 채 안 되었는데
豈期牛女爲參商
견우 직녀처럼 멀리 떨어져 지낼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古稱色衰相棄背
옛말에, 이쁜 얼굴 늙어 버림을 받았다 하였으니,
當時美人猶怨悔
당시의 미인들은, 늙어서 버림받은 것도 원망했던 것입니다.
何況如今鸞鏡中
더구나 지금 거울 속을 보면
妾顔未改君心改
제 얼굴은 변함없는데, 님의 마음이 변했습니다.
爲君熏衣裳
님을 위해 옷을 향기롭게 하여도
君聞蘭麝不馨香
난향과 사향도 님은 향기롭게 여기지 않으시고
爲君盛容飾
님을 위해 몸치장을 성대하게 하여도
君看珠翠無顔色
주옥과 비취에도 님은 기쁜 기색이 전혀 없습니다.
行路難難重陳
가는 길이 험난함은 더 이상 말할 수 없습니다.
人生莫作婦人身
사람은 여자로 태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百年苦樂由他人
한평생의 고락이 타인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行路難難於山險於水
가는 길의 험난함이 산보다 험하고 물보다 험합니다.
不獨人間夫與妻
세상의 부부 사이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近代君臣亦如此
근래 임금과 신하 사이도 또한 그러합니다.
君不見左納言右納史
그대는 못보았습니까. 왼쪽의 언관과 오른쪽의 사관이
朝承恩暮賜死
아침엔 은총을 받다가 저녁에 사약을 받는 것을.
行路難不在水不在山
가는 길의 험난함은 물에 산에 있는 게 아니지요.
只在人情反覆間
이리저리 변덕스러운 사람 마음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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