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누구의 덕분으로 잘사는가(대구 충혼탑에서)
대구 대덕산 앞산공원 고지대에는 대구시를 조망(眺望)하는 호국공원 ‘충혼탑’이 있다. 1971년 수성구 수성못 부근에서 이곳으로 이전한 이후 몇 차례 재정비를 거쳐 지금은 108계단 옆 주차장과 엘리베이터, 보도육교, 화장실, 파고라 등이 잘 갖춰진 추모공간으로 조성되었다.
봉안실에는 한국전쟁 때 조국을 지키다 순국하신 군경 등 5,519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고, 충혼탑 좌우 날개 외벽에는 전쟁 당시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경찰, 학도의용군의 활약상을 그린 벽화(가로 29.2m, 세로 3.85m)가 감싸고 있다.
2021. 6. 5 오후, 대구시행정동우회(김성길 사진 작가), 대경상록봉사단(영상반장 김성호 교수) 등 5명(3명은 베트남 참전자)은 나라를 지키신 분들을 가까이서 정중한 예를 올리고자 이곳에 참배하였다.
초여름의 청명한 날씨, 나뭇잎 진한 푸르름과 더불어 대자연의 향기는 오늘따라 유달리 생생한데 우리 일행은 제단 앞에서 고개 숙여 예를 올린 후 봉안실 내에 모셔져 있는 수많은 위패를 보노라니 가슴 속에 칼날 베이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졌다.
우리들이 지금 이렇게 먹고, 입고, 잘산다고 떠들어대는 많은 사람들의 웃음은 누구 덕인지 아는가. 생사의 기로에서 적을 무찌르지 못하면 나도 죽고 전우도 죽는데 그 위기를 실제 느껴본 사람들은 알리라. 조국을 구하고자, 동료를 구하고자 용감히 산화하신 넋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리라.
이렇게 찬란하고도 좋은 계절이건만 COVID-19가 아직도 종식되지 못하고 기승을 부리는 때에....
참배객조차 별로 없는 외로운 장소가 되어버린 이곳에 하늘 푸르고 세상 밝은 날이 오면 나라 소중함을 뼈 속 깊이 느끼는 피 끓는 애국자들이, 젊은이들이 줄지어 오소서.
그리고 지금도 눈을 감지 못하고 절규하는 많은 영령들에게 편히 쉬시라고 기도하여주소서.
또한 우리는 위대한 그 뜻 이어받아 조국(祖國)발전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하소서....(글 : 이태희 前대구광역시종합복지관장· 베트남 전쟁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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