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봄의 뒷모습
창가에 머물던 햇살이 조금씩 야위어갑니다
어제는 분명 화사했던 꽃잎들이
오늘은 힘없이 발등 위에 내려앉네요
잡으려 손을 뻗어보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건
이름 모를 계절의 향기뿐입니다
칠판 위에 새겨진 글자들처럼 선명했던 기억이
이제는 낡은 사진첩 속 그림자처럼 흐릿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다시 올 평범한 내일이겠지만
나에게는 이 바람 한 점, 이 온기 한 조각이
세상에서 가장 아픈 작별 인사입니다
가네요, 나의 봄이 멀어지네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나의 계절이 저뭅니다
꽃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말하지만
오늘 내가 보낸 이 봄은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납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은 등을 떠밀고
아직 하지 못한 말들이 가슴에 고여 있는데
지는 꽃잎에게 내 안부를 묻습니다
너도 나처럼 떠나가는 것이 못내 아쉬운지
지는 노을 속에 잠시 멈춰 서 있는지
가네요, 나의 봄이 멀어지네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나의 계절이 저뭅니다
꽃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말하지만
오늘 내가 보낸 이 봄은 어디에도 머물지 못하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납니다
내일 아침이면 여름의 초입이 찾아오겠지요
텅 빈 가지 끝에 걸린 마지막 연분홍 조각
안녕, 나의 봄
이제는 보내주어야 할 나의 마지막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