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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유적지

단석산(斷石山) 신선사(神仙寺) 석굴(石窟)

노촌魯村 2009. 2. 12. 22:42

24) 단석산(斷石山) 신선사(神仙寺) 석굴(石窟)

 

경주시 건천읍에서 청도행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약 6km 정도 가면 해발 827m의 단석산이 길 왼편으로 펼쳐지는데, 이 산은 경주 부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동경잡기(東京雜記)에 의하면 삼국시대 이래 달래산(月生山)이라 블렀다 한다. 국도변에서 골짜기를 따라 2.3km 정도 올라 가면 상인암(上人庵)이라 불리는 석굴이 있다. 이 상인암이 바로 화랑 김유신의 수도장이었던 신선사(神仙寺) 석굴(石窟)이다. 이 석굴은 자연암벽이 동, 남, 북쪽의 삼면으로 솟아 있고 서쪽만 틔어진 ㄷ자형의 형태로 되어 있으며, 옛날에 천장을 덮었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 모양이 인공을 가한 듯 네모 반듯한 천연의 수도처이다. ㄷ자형의 내부는 첫 눈에도 화랑의 수도처로 연상하게 한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속전에 신라의 김유신이 고구려와 백제를 치려고 신검을 얻어 수련하느라고 큰 돌을 칼로 깨어서 산더미 같이 쌓여 졌는데 그 돌이 지금도 남아 있다.”라고 하였다. 이 절 뒷산을 넘어 한참 내려오면 동편 중턱에 지금도 단석(斷石)이라고 불리는 큰 바위 하나가 우뚝 서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단석산(斷石山)이라는 산의 이름은 김유신이 칼로 쳐 끓음으로서 생겨난 것이다.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록이 있다. 즈그 김유신이 17세에 외적을 평정할 장한 뜻을 가져 홀로 중악의 석굴에 들려가 제계하고 하늘에 맹세하여 기도하였다. 나흘째 되는 날 홀연히 나타난 난승이라는 노인이 김유신의 삼국통일에 대한 장한 뜻을 격려하였다. 김유신은 난승 노인으로부터 비법과 보검을 얻었는데 그가 습득한 검술을 시험하기 위하여 큰 바위를 잘랐더니 그때 잘린 돌들이 산더미처럼 쌓였으며 이 때부터 산이름을 단석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와 동국여지승람의 이러한 기록은 단석산과 신선사의 석굴이 화랑 김유신이 수도를 한 곳임을 말해 준다. 소년 화랑 김유신의 티없이 순수하고 뜨거운 기원은 이 땅에 화란을 없애고 평안한 세상, 통일된 화평의 세상을 만들고자 한 것이었다. 이 소년 화랑 김유신의 꿈과 의지가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이 석굴의 남쪽 바위에 수백자의 금석문이 새겨져 있다. 그 중 이곳이 신선사임과 미륵불이 주존불임을 알게 하는 내용이 있다. 석굴 내부에는 10체의 불상과 인물상이 새겨져 있다. 그 중 북쪽 바위의 미륵입상을 중심으로 동쪽 및 남쪽 바위에 각각 거대한 보살입상(菩薩立像)이 있어, 이 미륵3존상이 석굴 전체의 중심을 이룬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조각상은 북쪽 바위의 아래에 있는 신라인의 두 인물상이다. 앞의 인물상은 향로를 받들고 있는 듯하고, 뒤의 인물상은 손에 나뭇가지 비슷한 것을 들고 있는데 공손하게 미륵불을 향하여 공양하는 것 같이 보인다. 이 인물상은 신라시대의 복장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 석굴이 화랑의 수련지였기 때문에 이 인물상이 화랑들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전쟁과 환란이 없는 이상세계를 꿈꾸며 미륵불에 귀의 하는 화랑상이라면 1,300여년의 세월을 두고 만나는 반가운 해후임에 틀림없다.

김유신 화랑의 낭도들을 용화향도라 불렀다. 용화란 먼 미래에 미륵보살이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고 설법, 교화한다는 미륵불의 법회를 뜻한다. 이 석굴의 미륵3존불과 김유신의 용화향도는 서로 무관하지 않다. 김유신과 그의 낭도들은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미래의 이상세계를 갈구하면서 끓임없이 수행을 하였다. 신라의 삼국통일은 김유신 등 화랑들의 종교적 신념으로 승화된 이상세계를 현실에 실현하려던 기원과 노력의 결정체인 것이다. 

신선사(神仙寺) 석굴(石窟)

 신선사(神仙寺) 석굴(石窟)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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