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에는 화산폭발로 형성된 산정호수 백록담 (白鹿潭)이 있는데 화구륜의 능선둘레는 대략 1.7㎞, 화구호의 깊이는 110여 미터이고 그 넓이는 6만평이 조금 넘습니다. 장마철 집중호우가 내려 만수가 되면 화구호의 삼분의 이가 물에 잠기나 요즘에는 자연적인 증발로 인해 수량이 많이 줄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합니다. 백록담이라는 명칭은 흰사슴을 탄 신선이 내려와서 물을 마셨다는 전설에서 기인하는데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노는 곳으로도 알려지고 있으며 아무리 맑은 날이라 할지라도 바람이 구름을 몰아와 신령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해서 옛부터 속세의 범인(凡人)들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하여 영주산 (瀛州山)이란 별칭도 얻고 있습니다. 분화구의 모양이 가마솥뚜껑을 엎어 놓은듯 하여 부악 (釜岳), 분화구를 내려다보는 봉우리라 해서 혈망봉 (穴望峰)이라고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고려때부터 제주 삼읍의 백성들이 제주도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산신제를 지냈는데 이를 치르는 동안 도리어 백성들이 죽기도 하고 어려움을 호소해 지금의 5·16도로변의 산천단으로 제단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겨울이 되면 백록담에는 며칠을 두고 눈이 쌓입니다. 초봄이 되어 해안가에는 봄이 완연해도 이곳에는 잔설이 남아 있는데 이 경치를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 하여 영주십경의 하나로 칭송해 왔습니다. 초원으로 이루어진 백록담 분지에는 맑은 날이면 노루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화구호 사면의 구상나무 숲에 보금자리를 틀고 사는 전설의 후예들입니다. 이 주변에는 160여 종의 식물의 자라는데 유독 한라산에만 자라는 특산식물도 많이 있습니다. 이름 앞에 `한라`, `제주` 라는 접두어를 달고 있는 것들인데 한라솜다리, 한라개승마, 한라장구채, 제주황기 등이 그 대표적이고 정상의 바위벽에는 돌매화라는 희귀한 나무가 있습니다. 키가 고작 2cm 에 불과한 이 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작은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서북풍이 매섭게 몰아치는 바위벽에 그 뿌리를 박은 채 이슬을 머금고 자라는 꽃입니다. 초여름에 순백의 매화를 닮은 꽃이 피는데 그 자태가 고고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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