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암정 (洛巖亭.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94호.경북 안동시 남후면 단호리 2-1)
낙암정은 조선 전기의 문신인 배환(裵桓, 1379~?)의 정자이다. 배환은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에서 백죽당(栢竹堂) 배상지(裵尙志)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조용(趙庸)의 문인으로 1401년(태종 1) 증광 문과에 급제하고 사헌부감찰·병조좌랑·봉화현감·공조좌랑·형조좌랑을 거쳐 1420년(세종 2) 정랑에 올랐다.
1432년(세종 14) 예문관직제학으로 선위사(宣尉使)를 겸직하여 광주에서 일본 사신을 접견하였고, 1435년(세종 17) 병조참의로 선위사가 되어 명나라 사신을 맞이하였다. 그 후 황해관찰사·중추원사·공조참의·형조참의·충청관찰사·전라관찰사 등을 역임하였다.
낙암정이 오래되어 무너지자 7세손 성균진사 배득인(裵得仁, 1566~1623)이 선조의 뜻을 이어 초정(草亭)을 세웠으나 역시 허물어졌다. 지금의 낙암정은 1813년(순조 13)에 중건한 것이며, 1881년(고종 18)과 1955년에 다시 중수하였다
암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건물로 홑처마 팔작지붕집이다. 반 누각식 정자로 정면은 시멘트 기단을 45㎝ 높이로 쌓고 그 위에 자연석 주초(柱礎)를 놓고 원기둥을 세웠다. 기단은 원래 자연석이었으나 나중에 시멘트를 바른 것으로 보인다. 이 기단 위에 안쪽으로 134㎝ 들어가서 다시 38㎝ 높이로 기단을 쌓고 그 위에 자연석 주초를 놓고 다시 그 위에 각주를 세웠다.
온돌방은 1.5칸이고 마루가 4.5칸이다. 온돌방은 마루보다 바닥이 27㎝가량 낮다. 방에는 정면에 쌍띠살문이 있고 우측에도 띠살문이 2개 있으며 좌측에는 사분합문(四分閤門)이 있다. 마루는 우물마루이고 상부는 오량가(五樑架)로 판대공(板臺工)을 사용하였으며 천장은 연등천장이다. 마루에는 측면과 후면에 쌍판문(雙板門)이 4개 있고 머름중방이 설치되어 있으며 벽은 판벽(板壁)이다.(참고문헌: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낙암정 (洛巖亭)에서 본 풍경(클릭하시면 원본 크기의 사진이 보입니다)
낙암정은 건지산을 뒤로 하여 낙동강변의 자연 경관이 빼어나고 전망이 확 트인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이 ‘U’자형 모양으로 경상북도 안동시 쪽에서 흘러와 낙암정 앞을 굽이치며 풍산(豊山) 쪽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낙암정 앞에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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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암정 (洛巖亭) 전설
옛날 풍산 고을 개평리에 글읽기를 좋아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마음씨 좋은 배감사<裵桓(배환)>이라는 분이 살았다.
하루는 친구 집에서 여러 선비들과 어울려 시를 읽으며 술을 마시고 놀다가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갈 때야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침 강 건너 서쪽 단호리의 기암절벽은 지는 석양을 받아 한 폭의그림 처럼 아름다웠다.
강둑을 거닐며 풍월을 좋아하는 배감사는 이 좋은 풍경을 배경삼아 시 한 수를 읊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술도 거나하게 취한 터라 배감사는 해지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가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밤은 깊어만 가는데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에 깨끗한 백사장을 베개 삼아 배감사는 갑박 잠이 들고 말았다.
어느 때인가 시원한 강바람에 산책을 나왔던 도깨비들이 잠이 든 배감사를 보았다.
도깨비들은 배감사가 죽은 줄로만 알고 불쌍하게도 배감사가 죽었다 하며 장사를 지내주기로 하였다.
도깨비들은 배감사를 메고 강물을 건너 가파른 절벽을 오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절벽을 오르던 도깨비들은 힘이 들어 잠시 쉬어가기로 하였다.
그중에 한 도깨비가 “여기가 좋은 묘터가 되겠는걸. 우리 여기서 장사 지내는 게 어때?”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제야 잠에서 깬 배감사는 도깨비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너무 무서워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런데 다른 한 도깨비가 “아니야, 여기는 좋은 정자터지, 묘터가 아니야.”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죽은 체 듣고만 있던 배감사는 죽을 힘을 다해 “네 이놈들, 뭣하는 짓들이야? 내가 죽긴 왜 죽어.”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자, 놀란 도깨비들은 정신없이 절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는 소동에 절벽 위에서 집채 같은 커다란 바위가 굴러 떨어져 정자를 짓기에 알맞은 터를 닦아 놓았다.
도깨비들에게 좋은 정자터를 얻은 배감사는 여기에 정자를 짓고 풍월을 읊으며 일생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도 안동군 남후면 단호리, 굽이치는 낙동강가 깎아지른 듯한 단애 아래 낙암정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가 떨어진 자리에 지은 정자라 하여 落巖亭(낙암정)이라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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