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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사의재(四宜薺)

노촌魯村 2011. 12. 3.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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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전남 강진군 강진읍 동성리 495

사의재(四宜薺)는 다산 정약용이 1801년 강진에 유배 와서 처음 묵은 곳이다. 사의재는 이곳 주막집(동문매반가)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골방 하나를 거처로 삼은 다산이 몸과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 교육과 학문연구에 헌신키로 다짐하면서 붙임 이름으로 “네가지를 올바로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산은 생각과 용모와 언어와 행동, 이 네가지를 바로하도록 자신을 경계하였던 것이다. “생각을 맑게 하되 더욱 맑게, 용모를 단정히 하되 더욱 단정히, 말(언어)을 적게 하되 더욱 적게, 행동을 무겁게 하되 더욱 무겁게” 할 것을 스스로 주문하였다.

사의재는 창조와 희망의 공간이다. 사려깊은 주막 할머니의 “어찌 그냥 헛되이 사시려 하는가? 제자라도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에 자신 스스로 편찬한 「아학편」을 주교재로 교육을 베풀고, 「경세유표」와 「애절양」 등을 이곳에서 집필하었다.
다산은 주막 할머니와 그 외동딸의 보살핌을 받으며 1801년 겨울부터 1805년 겨울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걱정이 오다 [憂來] 

어려서는 목표가 성인이었다가 / 弱齡思學聖약령사학성

중년에 와 현자라도 바랐는데 / 中歲漸希賢중세점희현

늘그막엔 하우로 자처하고 있어 / 老去甘愚下노거감우하

그 걱정에 잠 못 이루겠네 / 憂來不得眠우래부득면

복희 시대에 태어나지 못해 / 不生宓羲時불생복희시

복희에게 물을 길이 없고 / 無由問宓羲무유문복희

중니 시절에 태어나지 못해 / 不生仲尼世불생중니세

중니에게도 물을 길이 없네 / 無由問仲尼무유문중니

한 알의 야광주를 / 一顆夜光珠일과야광주

우연히 호지 장삿배에 실었다가 / 偶載賈胡舶우재가호박

중간에 풍파 만나 침몰되어 / 中洋遇風沈중양우풍침

만고토록 그 빛 볼 수가 없다네 / 萬古光不白만고광불백

입술 타고 입은 이미 말랐고 / 唇焦口旣乾진초구기건

혀도 갈라지고 목도 다 쉬었네 / 舌敝喉亦嗄설폐후역사

내 마음 아무도 아는 자 없고 / 無人解余意무인해여의

너울너울 밤만 오려고 하네 / 駸駸天欲夜 침침천욕야

취해 북산에 올라 통곡하니 / 醉登北山哭 취등북산곡

통곡소리 하늘에 사무치건만 / 哭聲干蒼穹곡성간창궁

곁사람 그 속을 모르고서 / 傍人不解意 방인불해의

나더러 신세 궁해 운다고 하네 / 謂我悲身窮위아비신궁

천 명이 술에 취해 떠드는 속에 / 酗誶千夫裏후수천부리

선비 하나 의젓하게 있고 보면 / 端然一士莊단연일사장

그 천 명 모두가 손가락질하며 / 千夫萬手指천부만수지

그 한 선비 미쳤다고 한다네 / 謂此一夫狂위차일부광

어쩔 수 없이 늙고 / 無可奈何老무가나하노

어쩔 수 없이 죽지 / 無可奈何死무가나하사

한번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못하는/ 一死不復生일사불복생

인간 세상을 천상으로 안단 말인가/ 人間天上視 인간천상시

눈앞에 헝클어진 일들 / 紛綸眼前事 분륜안전사

옳게 된 것 하나도 없는데 / 無一不失當무일불실당

그를 정리할 길이 없어 / 無緣得整頓무연득정돈

생각하면 혼자 맘만 아프다네 / 撫念徒自傷무념도자상

마음을 육신 노예 삼았노라고 / 以心爲形役이심위형역

도연명도 말을 했지만 / 淵明亦自言연명역자언

백 번 싸워야 백 번 다 지니 / 百戰每百敗백전매백패

이 몸 왜 이리 멍청할까 / 自視何庸昏자시하용혼

태양이 나는 소리같이 빨라 / 太陽疾飛靃태양질비확

총알도 따를 수가 없다네 / 銃丸不能追총환불능추

그를 잡아맬 길이 없어 / 無緣得攀駐무연득반주

그를 생각하면 슬프기만 하다네 / 念此腸內悲염차장내비

범과 이리 어린 양을 잡아먹고 / 虎狼食羊羖호랑식양고

붉은 피가 입술에 낭자한데도 / 朱血膏吻唇주혈고문진

그놈들 위세가 당당하여 / 虎狼威旣立호랑위기립

여우 토끼는 인자하다고 한다네 / 狐兎贊其仁호토찬기인

예쁘장하고 작은 복사나무 / 榮榮小桃樹영영소도수

봄철이면 가지가지 꽃이지만 / 方春花滿枝방춘화만지

해 저물어 이리저리 꺾이고 나면 / 歲暮有摧折세모유최절

쓸쓸하기 옛 몰골이 아니지 / 蕭蕭非故姿소소비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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