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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유적지

반구대(盤龜臺)

노촌魯村 2009. 2. 12. 22:58

4) 반구대(盤龜臺)

 

명산대천을 찾아 수련하던 화랑들의 자취가 가장 뚜렷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울산광역시 반구대 일원의 유적지이다. 백운산(白雲山)에서 발원한 태화강(太和江)의 지류인 대곡천(大谷川)은 주위의 깊은 계곡과 기암절벽 사이를 돌아 내려 오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이 중 반구대 일대가 절경의 중심을 이룬다. 반구대는 산의 모양이 거북이 넙죽 엎드린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언양에서 경주행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가 4km 정도 채 못가서 반곡초등학교가 있고, 여기에서 약 2km 들어간 곳에 있다. 훌륭한 경관을 찾아 옛부터 시인묵객들이 와서 즐겼다는 곳이다. 암벽에 반구(盤龜)라는 큰 글자가 새겨져 있다. 왕경인 금성과 그리 멀지 않으면서 수려한 대자연을 체득할 수 있기에 화랑도(花郞徒)의 수련지로는 적합한 곳이다.

이 반구대로부터 하류로 2km 지점의 암벽에는 대곡리 암각화(지방기념물 제57호)가 있고, 또 상류로 2km 지점의 암벽에는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이 있다. 이 중 천전리 각석에서 우리는 옛 화랑의 자취를 역력히 대할 수 있다. 대곡천이 U자형으로 구부러진 한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암벽에는 대벽화의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다. 높이 2.7m, 폭 9.5m의 바위면에 그림과 글자가 수없이 새겨져 있다. 여기에 새겨진 내용은 그 제작시기로 보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윗 부분인데, 굵직한 선각의 기법으로 되어 있다. 새긴 기법으로 보아 초기 철기시대의 것으로 짐작된다. 글자는 없고 각종 기하학적 무늬와 원 무늬, 동심원 무늬, 동물 무늬, 식물 무늬, 인물상 등의 수많은 그림이 펼쳐져 있다. 그 내용은 종교적인 것으로 짐작되며 이 곳이 일찍부터 자연 숭배의 성지로, 후에는 화랑도의 명산대천 순례 성지가 되었을 것이다.

둘째, 대벽화의 아랫 부분으로, 예리한 칼 끝으로 긋는, 가는 선각의 기법으로 되어 있어서, 6세기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6세기 이후’는 화랑도의 활동이 절정에 이른 시기이다. 여기에는 글자와 그림 등 두 종류가 새겨져 있다. 글자의 새김을 살펴보면 약 300여자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다른 시기에 새겨 졌다고 한다. 화랑들이 맹세한 내용으로 짐작되는 서석(誓石)이라는 문구가 있다. 또 내용 중에는 화랑의 이름으로 볼 수 있는 ‘낭(郎)’자가 붙은 이름이 많이 나타나 주목된다. 수많은 화랑의 이름으로 보아 이 곳이 화랑도의 수련지요 순례의 성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사기 권4 신라본기 진흥왕조에 ‘서로 도의를 연마하고, 서로 가악(歌樂)을 즐기고, 산수를 찾아 유람하는데 먼 곳이라도 다니지 않는 데가 없었다.’라고 하였다. 과연 이 곳의 경치는 화랑도가 도의를 닦고, 가악으로 서로 즐기며, 명산대천에 유오할 만한 곳이었다고 생각된다. 숱한 화랑도가 이 반구대에서 심신을 연마하고 조국 산천에 대한 사랑을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승화시켜 나갔던 것이다. 기록 가운데 ‘술년 6월 2일 영랑성업(戌年六月二日永郞成業)’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것은 화랑 영랑(永郞)이 이곳에서 수련하여 성업(成業)하였다는 것으로 이곳이 화랑도의 수련지였음을 증명하는 내용이다. 영랑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술랑(述郞), 남랑(南郎), 안상(安祥)과 더불어 사선(四仙) 중의 한 사람이다. 그 밖에 호세(好世), 수품(水品)의 이름도 나란히 보이는데 호세는 진평왕때 화랑 호세랑으로 삼국유사에서 실제로 확인되는 인물이다.

아랫 부분의 그림을 살펴보면 기마행렬도와 기마인물도가 있으며, 여러 개의 인물상과 말의 형상, 말의 무리 그림 등과 용, 새, 배 등의 그림이 각각 여럿이 있다. 그림이 뜻하는 의미는 알 수 없지만 기마행렬도나 말을 소재로 한 그림들은 화랑도의 무예적인 성격과 관련된 곳으로 보인다.

 

  

 

 

반구서원

 

 

천전리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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